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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기정화, 식물로 가능할까? NASA 연구와 실제 효과 분석

by 제이크와 식물 2025. 4. 15.

 

 

공기정화식물, 정말 효과 있을까?

 

실내 공간에 식물을 들여놓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공기정화 효과다. NASA의 연구 이후로 "공기정화식물"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대중에게 익숙해졌고, 많은 사람들이 스파티필럼, 산세베리아, 벤자민 고무나무 같은 식물을 공기정화를 기대하며 집 안에 들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이 식물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실내 유해 물질을 제거해 줄 수 있을까?

 

실제로 NASA는 1989년 실험을 통해 일부 식물이 포름알데히드,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 등 실내 오염물질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밀폐된 우주 정거장에서 사용할 식물을 찾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식물이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뿌리의 미생물이 이를 분해해 정화하는 원리였다. 이때 추천된 대표 식물로는 아레카야자, 스파티필럼, 고무나무, 페퍼민트, 아이비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 실험은 극도로 밀폐된 실험실 환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처럼 사람의 출입이 있고 창문을 여닫는 공간과는 다르다. 실제로 후속 연구들에서는 식물이 실내 공기질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거의 없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 예로, 2019년 미국 Drexel 대학의 연구에서는 실내에서 식물을 키운다고 해서 환기 없이 공기 정화가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공기정화식물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무의미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식물은 증산작용을 통해 실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며, 잎 표면에 미세먼지를 포착시켜 공기 중 부유 입자의 양을 줄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간접적 방식은 비록 눈에 띄는 수치로 확인되지는 않더라도, 실내 공기 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어 식물의 존재는 공간에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전반적인 실내 환경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치며

 

공기정화식물은 단기간에 실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도구라기보다는, 환경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보조적 요소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환기와 청정기처럼 직접적인 정화 장치와는 다르지만, 식물은 일정 수준의 습도를 유지하고, 미세먼지가 가라앉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실내 공간에 안정감을 더한다. 식물의 잎과 줄기에서 이루어지는 생리적 작용은 실내 환경의 미세한 균형을 잡아주는 데 도움을 주며, 장기적으로는 공간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기능은 단순히 공기 중 유해물질 제거라는 협소한 의미를 넘어, 보다 넓은 관점에서 식물의 실내 환경 기여도를 재평가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직접 키워보며 느낀 점은, 그런 작은 변화들이 생활 전반에 은근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난방으로 인해 건조함이 심해지는 겨울철, 아레카야자나 산세베리아 같은 식물을 실내에 두었을 때 피부 당김이나 목의 건조함이 다소 덜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물론 이는 과학적으로 측정된 수치로 확인한 결과는 아니지만,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려는 식물의 자연스러운 작용이 체감 수준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식물의 종류와 크기, 배치된 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다육식물보다 증산량이 많은 넓은 잎 식물일수록 체감 효과가 조금 더 분명했다.

 

게다가 매일 물을 주고 잎을 닦으며 식물을 관리하는 과정은, 공간의 미세한 변화를 민감하게 인식하게 해주고, 실내 공기 상태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단순히 식물을 ‘두는 것’이 아닌 ‘돌보는 행위’ 자체가 실내 환경을 관리하는 습관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식물은 기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주변 사람들과 식물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실내 환경에 대한 정보와 관리법이 공유되는 것도 부수적인 장점이다.

 

결국 공기정화식물은 실내 공기를 눈에 띄게 바꾸는 기계적인 도구가 아니라, 공기질 개선을 위한 복합적인 생활 습관 속에서 작지만 확실한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환기와 기본적인 청정 시스템이 전제된다면, 식물은 그 기반 위에 더해지는 자연스러운 보완재가 되어줄 수 있다. 이처럼 식물은 실내 환경을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가꾸는 데 있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